“저는 그림을 그리는 파스타 요리사 입니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파스타 요리사 입니다” 
  • 김정아 시민기자
  • 승인 2022.05.21 14:00
  • 호수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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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 파스타 전문점 ‘덕부엌’ 이덕순 대표

[당진신문=김정아 시민기자] 이덕순 대표는 그림을 그리는 요리사입니다. 20대 부터 서울에서 입시미술 학원 강사, 영어 과외를 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선 물가가 높다보니 삶을 지속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원하는 그림 작업은 꿈도 못꿨고, 일만 해야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상상 만으로도 답답했다는 이덕순 대표.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소통하는 장소를 만들어 함께 더불어가는 삶을 살아가고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면천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덕부엌이라는 베이커리&파스타 전문점을 열고, 본인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그림 그리는 요리사입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공동체에 관심이 많았기에, 사람이 모이는 장을 마련하고 싶어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요리학교 한국 분교, 입세코리아에서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이수 후, 1년 반 동안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제빵. 제과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나만의 가게를 오픈하려고 준비하다 지금의 덕부엌을 열게 됐습니다. 

Q.면천에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서울에선 가게를 창업하면 일만 해야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았죠. 상상만으로도 답답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생활비용이 낮은 곳에서 적게 벌고, 자유 시간을 보다 길게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고 싶었습니다. 서울 밖에서 가게 할 공간을 찾던 중 최평곤 작가님이 면천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면천읍성 안에 있는 서점 ‘오래된 미래’를 보고, 마치 내 영혼이 숨을 쉴 수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죠. 그 옆에서 빵가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30년 동안 작가로 활동하셨는데, 멈추는게 쉽지 않았을텐데요.

지금도 작업 중입니다(웃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술 생산품을 만들어내야 작가라 칭하지만, 저는 일상을 예술로 만들면, 그것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덕부엌으로 ‘장기 퍼포먼스’를 시작했습니다. 단지 그림에서 요리로 방식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저의 요리 선생(파울로 데 마리아)님이 이탈리아 맛을 잘 안내해주었습니다. 그 맛을 모방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반복을 통해 맛을 몸에 익혔습니다. 아직 예술이라고 할만한 결과물까지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Q.덕부엌 오픈이후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음식 맛입니다. 저는 면천에서 살고 있고, 그분들이 저의 삶 속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래서 그분들도 거부감 없이 드실 수 있는 파스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파스타 맛으로 일상에서 잠시 외출하시기 바라기에 아직도 노력중입니다. 

한 번은 50이 넘으신 동네 어르신이 파스타를 드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동네에 이태리 식당이 생전 처음 먹어봤어. 근디 맛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데, 먹을 만은 하네”라고요. 청년층과 관광객들의 반응은 아주 좋습니다. 신선하고 건강한 파스타라며 “서울에서 차리지. 왜 여기에서 하냐?”는 질문도 종종 받습니다. 

Q.면천면민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면천이 좋고, 면천 사람들이 좋습니다. 오래된 미래, 진달래 상회, 미인가게, 황금식당, 그 미술관 등등 지금까지 저를 많이 도와주고 계십니다. 공사할 때 응원차 방문해주시고, 메뉴 때문에 고민할 때, 그 분들이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그 분들이 지금은 단골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면천은 저의 이웃이라 여깁니다. 아참, 그 이전에 최평곤 작가님, 순성미술관 이병수 관장님과 사모님께서도 보살펴 주셨습니다. 힘들때면 언제든지 달려와주시고, 아는 사람 한명도 없는 여기에서 제가 의지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Q.앞으로 계획은? 

면천 주민들과 진정한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이미 이웃이지만요(웃음). 이웃은 희로애락을 느끼며, 함께 공존하는 시간 속에서 진정한 이웃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면천으로 이사온지 3개월이 되었지만 저는 그분들에게 아직 어설픈 이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덕부엌 수익구조를 안정화 시키고 싶습니다. 안정화 되어야 제가 덕부엌에서 살면서 배운 그 무엇을 예술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테니까요.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