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면 당진포리 농민들 염해 피해 호소
고대면 당진포리 농민들 염해 피해 호소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2.07.09 10:00
  • 호수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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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농민들 “피해 규모 파악 후 대책 마련해 달라”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염도 측정 결과 문제 없어”
대호호 농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는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일원 논의 벼 끝이 노랗게 변해있다.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대호호 농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는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일원 논의 벼 끝이 노랗게 변해있다.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일원에서 벼농사를 짓는 일부 농민들이 염해로 인해 어린 모의 생육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염해를 입은 지역은 주로 대호호 농업용수를 공급받은 곳으로, 피해 농민들은 대호호의 농업용수에 바닷물이 유입돼 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지난 4일 피해 농민, 당진시농민회,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고대면 당진포리 일원에 염해를 입은 피해 농가의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현장 조사 결과, 어린 모의 겉잎이 붉게 마르고 뿌리가 검게 괴사하며, 생육이 정지되는 등의 피해 증상이 발견됐다.

이날 피해 농민들은 지하수와 삽교호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몽리지역은 피해 증상이 없으며, 대호호 농업용수를 공급받은 논에서만 피해 증상이 관찰돼 공급받은 농업용수의 수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간척 농지에는 염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육지 논은 염해가 발생할 이유가 사용하는 농업용수 말고는 딱히 없다고 주장했다. 

어린 모의 겉잎이 붉게 마르고 뿌리가 검게 괴사하는 등의 염해 증상이 발견됐다.
어린 모의 겉잎이 붉게 마르고 뿌리가 검게 괴사하는 등의 염해 증상이 발견됐다.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현장을 살피고 있는 피해 농민, 당진시농민회,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
현장을 살피고 있는 피해 농민, 당진시농민회,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삽교호 농업용수와 대호호 농업용수를 모두 사용 중인 농민 류종덕(69)씨는 “2017년에도 가뭄이 심했지만, 이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지는 않았다”면서 “경작 중인 논 모두 간척지인데, 삽교호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논의 벼는 잘 자라고 있는 것에 비해 대호호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논의 벼는 크지 못하고 있다. 염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강력하게 호소했다. 

농민 이근영(56)씨 또한 “육답에서 염해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염도 측정 기계로 직접 논에 댄 물의 염도를 측정한 결과, 당시 염도가 3000ppm에서 4000ppm이었다. 이 정도의 염도면 벼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장에서 직접 염해를 입은 논의 염도를 측정했지만, 측정한 결과 1100~1200ppm으로 벼 생육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피해 농민들은 “지난 6월 말에 내린 장맛비로 인해 이미 물이 많이 희석된 상태이기에 오늘 측정한 결과는 무의미하다”며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측에 염해가 발생한 시점의 양수장 염도 측정 결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는 염해가 발생했다고 추정되는 시점에 측정한 전도도 일일보고서 결과, 염도가 높지 않았다며 농업용수로 인한 염해 발생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석문양수장 전도도 일일보고서.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석문양수장 전도도 일일보고서.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본지가 입수한 석문양수장 전도도 일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는 오전, 오후 매일 2회 전도도를 측정했으며, 염해가 발생했다고 추정되는 14일경부터 20일까지의 평균 전도도는 1230ppm이다.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관개용수 전기전도도(ECe)에 따른 작물(쌀)의 상대수량 자료에 따르면, 전도도가 1280ppm일 경우 쌀 생산량의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며, 1664ppm일 경우 쌀 생산량에 10%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관개용수 전기전도도(ECe)에 따른 작물(쌀)의 상대수량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유경태 수자원관리부장은 “염해가 발생했다고 추정되는 시점인 14~15일경의 염도 측정 결과, 평균 1263ppm정도로 문제가 없다”면서 “공급한 농업 용수로 인한 피해로 보기 어려우며, 대호호 농업 용수는 현재 서산지사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진시농민회 “대책 마련해 달라”

당진시농민회는 6일 당진시농업기술센터 회의실에서 피해 농민 대표자,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이장단협의회,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호호 농업용수 염해 조사 및 피해 대책협의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당진시농민회는 염해로 추정하는 근거를 제시하며, 앞서 현장 조사에서 나온 강풍 및 약물 피해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이와 더불어 대호호 농업용수 관리에 대한 문제점과 이번 염해에 관련한 피해조사를 요구하며, 이에 따른 향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피해 농민들은 여전히 한국농어촌공사의 염도 측정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당진시와 당진시농민회, 이장단협의회를 공동 조사단으로 구성하여 피해 규모와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농어촌공사에서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라고 요청했다. 

당진시농민회는 6일 당진시농업기술센터 회의실에서 피해 농민 대표자,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이장단협의회,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호호 농업용수 염해 조사 및 피해 대책협의 회의를 열었다.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은 “만약 강풍으로 인한 피해라면, 잎이 갈라지고 하얗게 마르는 증상이 나와야 하며, 삽교호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재배지에서도 증상이 발견돼야 한다. 또한 동일한 약제를 살포했지만 대호호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만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이는 분명 농업용수로 인한 염해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초기 부실 공사로 실제 방조제 곳곳에 바닷물이 담수호로 유입되고 있다”며 “농어촌공사가 제시한 염도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행정기관에서 직접 나서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유경태 수자원관리부장은 “가뭄으로 힘든 상황에서 농민들이 어렵게 키운 벼에 피해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피해 원인과 관련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양수장 시설 관리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염도 측정 결과로는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장 조사에 참여했던 당진시농업기술센터 이지환 식량작물팀장은 “현장에서 재취한 시료를 현재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이라며 “이 분석으로는 염해로 인한 것이라고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는 않지만 병해, 충해, 농약의 피해는 아니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벼의 상태로 보았을 때, 염해로 인한 증상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후나 가뭄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김희봉 회장은 “대호호 용수 관리를 서산지사 단독 관리에서 당진지사와 공동 관리로 전환하고 양수장 용수 공급 시기마다 농민대표 입회하에 용수 유입지점에서 시료 측정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편, 당진시농업기술센터가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는 3~7일 후에 나올 예정이며, 당진시농민회는 피해 규모 파악과 피해 복구, 보상 등에 대한 사후 대책 마련을 위해 11일 오전 11시 당진시청 앞에서 대호만 농업용수 염해피해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