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지방소멸 현실화와 둘로 나뉜 대한민국 
[오피니언] 지방소멸 현실화와 둘로 나뉜 대한민국 
  • 당진신문
  • 승인 2022.08.26 18:29
  • 호수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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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어기구
국회의원 어기구 ⓒ당진신문
국회의원 어기구 ⓒ당진신문

회색코뿔소(gray rhino)는 거대한 덩치 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잘 띄지만, 방심하는 순간 어느새 콧김을 뿜어내며 앞에서 달려듭니다. 최근 회색코뿔소는 이렇게 발생 가능성이 빤히 보임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위험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회색코뿔소는 단연 저출생·고령화,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입니다. 우리나라가 2012년 인구 5천만 명을 돌파한 지 불과 십년 만에 마주한 현실입니다. 이미 2006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향후 60년 이후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거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세계 유일의 출산율 0명대로 아기 울음소리가 끊겨버린 인구절벽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문제이지만,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반면 지방은 빼빼 말라가는 인구집중의 불균형으로 대한민국 안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대도시만 생존하는 극점사회로 치달을 것이 자명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소멸위험지역은 113곳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절반 수준(49.6%)에 달했습니다. 당진시도 소멸주의단계에서 소멸위험진입단계에 포함되었고, 2045년 충남의 경우 천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군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지방소멸이라는 시한폭탄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동안 많은 지자체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인구를 끌어들이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왔지만, 그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구감소가 심각한 지역들은 청년세대가 매우 적어 출산장려금 등 단순히 인구수 늘리는 것에 목매는 정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살아남을 지역이냐 살아남지 못할 지역이냐의 갈림길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가 돌이킬 수 없는 상수라면 현실을 직시하고 인구감소를 전제로 한 적응전략과 인구감소추세를 늦추는 완화전략을 적절히 혼합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적응전략은 고령인구와 지역에서 주민들이 향유하고 있는 서비스 수준을 하락시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방안입니다. 행정구역을 초월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4차산업혁명에 발맞춘 디지털 전환, 스마트농업 활성화, 인구감소로 인한 생활공간, 유휴시설의 용도전환 등의 현명한 이용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완화전략은 청년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탈바꿈시켜 인구유입을 늘리고 인구유출은 줄이는 방안입니다. 지역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주환경 개선, 양육과 출산육아 지원, 교통망 연결 등의 방안이 있습니다. 특히 공공기관 이전의 경우 수도권 인구집중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2020년 충남이 혁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지난 2년간 공공기관 이전사례는 한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관광, 비즈니스 등으로 관심을 갖고 지역을 찾는 생활인구, 관계인구라는 개념이 지방소멸을 막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청년들 사이에서 농어촌 지역에서 단기간 거주하면서 전원생활을 경험하는‘한달살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정주인구를 늘리기 어려운 농어촌의 경우, 차별화된 매력을 만들어 내 힐링과 자아성찰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생활인구의 끊임없는 왕래가 이어진다면 지역경제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방이 몰락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고향을 지키시는 어르신들과 지역주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우리의 청년들이 더는 고향을 등지지 않고 고향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방소멸이 아닌 지방상생의 시대가 오길 바라봅니다.